바이브코딩 PRD, 왜 카이스트 교수님들은 코드가 아니라 이걸 먼저 물어볼까
AI한테 "이런 거 만들어줘"라고 하면 앱 하나가 하루면 나오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막상 만들다 보면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AI가 자꾸 내가 생각한 것과 미묘하게 다른 걸 내놓아요. 고쳐달라고 하면 또 다른 게 나오고,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내가 뭘 만들려던 건지도 헷갈립니다.
이 글은 바이브코딩(AI에게 시켜서 프로그래밍하는 방식)으로 뭔가를 만들고 있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흔들림의 원인은 실력이 아니라 PRD가 없어서입니다. 카이스트에서 창업 과정에 몰입하고 있는데, 교수님들이 서로 약속이라도 하신 것처럼 같은 걸 강조하세요. "뭘 만들었냐"가 아니라 "왜, 누구를 위해 만드는지 PRD에 적혀 있냐". 그 이유를 아래에서 풀고, 실제로 쓰는 12섹션 PRD 템플릿과 완성 예시를 무료로 공유합니다.
PRD가 뭔가요?
PRD는 Product Requirements Document(제품 요구사항 문서)의 줄임말입니다. 쉽게 말하면 뭔가를 만들기 전에 "무엇을, 왜, 누구를 위해 만드는지"를 미리 적어두는 문서예요.
개발자들 사이에선 오래된 개념인데, 개발을 안 하던 사람이 AI로 뭔가를 만들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건너뛰는 게 이겁니다. 머릿속에 그림이 있으니까 그냥 "만들어줘"부터 치게 되거든요.
왜 PRD가 중요한가요? — 안 쓰면 생기는 일
PRD 없이 바로 만들기 시작하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 AI가 내 의도와 조금씩 다른 결과를 낸다. 방향 기준이 없으니 매번 어림짐작으로 만든다.
- 고쳐달라고 하면 다른 게 나오고, 또 고쳐달라고 하는 루프가 끝나지 않는다.
- 기능이 자꾸 붙는다. "이것도 되면 좋지 않을까"가 쌓여 처음 목적에서 멀어진다.
- 결국 뭘 만들려던 건지 흐려진다.
핵심은 이겁니다. 방향을 글로 정해두지 않으면 결과물이 매번 흔들립니다. AI는 손이 빠를 뿐, 어디로 갈지는 정해주지 않아요.
저는 제 서비스 PRD를 지금까지 열 번 넘게 고쳤습니다. 처음엔 "이걸 왜 이렇게까지 적나" 싶었는데, 고쳐 쓸수록 알겠더라고요. PRD를 고치는 건 문서를 다듬는 게 아니라 생각을 다듬는 일이었습니다. 무엇을 안 만들지, 누구는 고객이 아닌지, 이게 정말 풀 만한 문제가 맞는지. 그걸 글로 적어두면 AI한테도, 나 자신한테도 흔들리지 않는 방향이 생깁니다.
교수님들이 코드가 아니라 PRD를 계속 강조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빨리 만드는 일은 이제 AI가 하니까, 사람이 붙들어야 하는 건 "무엇을 왜 만드는가"라는 판단 쪽으로 옮겨간 겁니다.
시간 없으면 딱 이 다섯 줄만 먼저 적으세요
전체 문서가 부담되면, 최소한 이 다섯 줄만 먼저 적어보세요. 이게 PRD의 뼈대입니다.
- 무엇을 만드는가 (한 줄로)
- 왜 만드는가 (누구의 어떤 문제)
- 누구를 위해 만드는가 (딱 한 명을 구체적으로)
- 무엇은 안 만드는가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 무엇이 성공인가 (숫자로)
이 중에서 제일 많이 빼먹는 게 4번입니다. 만들 것만 잔뜩 적고, 안 만들 것은 안 적어요. 그런데 프로젝트를 망치는 건 계속 붙는 기능이거든요. "안 만든다"를 미리 못 박아두면 AI도 곁길로 안 샙니다.
제대로 된 PRD엔 뭐가 들어가나요? — 12개 섹션
카이스트 CAIO 과정에서 쓰는 PRD 표준 양식은 12개 섹션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순서대로 채우면 빠진 생각 없이 한 바퀴 돌 수 있어요.
| 섹션 | 무엇을 적나 |
|---|---|
| 01 소개 | 만드는 사람(팀) |
| 02 도입 분야 | 누구의 어떤 업무에 AI를 넣는가 (한 문장) |
| 03 문제 | 고통·기존 대안의 한계·문제의 규모(숫자로) |
| 04 사용자 | 딱 한 명의 페르소나·지불 의사 |
| 05 기능 | P0(필수)·P1(있으면 좋음)·P2(안 만들 것) |
| 06 시나리오 | 사용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쓰나 |
| 07 화면 | 화면별 목적·동작·빈 상태·에러 상태 |
| 08 기술 | 스택·데이터 모델·비기능 요구 |
| 09 데이터 | 필요한 데이터·출처·개인정보 처리 |
| 10 일정 | Phase별 목표와 완료 조건 |
| 11 KPI | 기계가 셀 수 있는 성공 숫자 |
| 12 역할 | 누가(혼자면 언제) 무엇을 |
다 채운 파일을 prd.md로 저장해서 Claude Code 같은 도구에 주고 "이 PRD대로 만들어줘"라고 하면, 훨씬 덜 흔들리게 만들어집니다.
prd.md로 저장하면 바로 쓸 수 있어요.자주 묻는 질문 (FAQ)
Q. 개발을 몰라도 PRD를 쓸 수 있나요? 네. 오히려 개발을 모를수록 PRD가 더 중요합니다. 기술 스택 칸(08번)은 비워두고 "가장 쉽고 무료로 시작할 수 있는 걸로 정해줘"라고 AI에게 맡기면 돼요. 나머지 섹션은 전부 "무엇을 왜 누구를 위해"라는 판단이라, 그건 만드는 사람만 정할 수 있습니다.
Q. PRD는 한 번 쓰면 끝인가요? 아니요. 계속 고치는 게 정상입니다. 열 번 넘게 고쳐도 괜찮아요. 만들다 방향이 흔들리면 코드를 고치기 전에 PRD를 먼저 고치세요. PRD가 흔들리면 결과물이 흔들립니다.
Q. 얼마나 길게 써야 하나요? 처음엔 위의 다섯 줄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만들면서 필요한 섹션을 하나씩 채워 나가면 돼요.
정리
바이브코딩 시대에 만드는 속도는 AI가 해결해줍니다. 사람이 붙들어야 할 건 방향, 즉 PRD예요. 다음에 "만들어줘"를 치기 전에, 위의 다섯 줄이라도 먼저 적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이 습관을 이제야 들이는 중입니다.
이 템플릿의 12섹션 뼈대는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CAIO 과정 장동인 교수님의 PRD 표준 양식을 바탕으로 했습니다(공유 허락). 예시와 노하우 코멘트는 새로 작성했습니다.